'월수금화목토'라는 드라마를 아시나요? 제목만 들어도 요일과 관련된 것 같고, 월수금과 화목토에 관련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맞습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뭔가 하고 우연히 봤다가 너무 재밌어서 빠져버린 드라마입니다.
드라마는 다큐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요소들로 이야기를 꾸미고 만듭니다. 드라마에는 일단 좀 잘 사는 부유한 환경의 예쁜 집, 멋진 직업 그런 것들이 나와야 보는 맛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의 사람들 이야기는 아닌 것 같은 드라마 속 세상에만 있는 이야기 같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우리의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드라마 '월수금화목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것들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등장인물
- 최상은 역(박민영) : 역할 대행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결혼 한 부부역할을 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명, '싱글 라이프 헬퍼'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5개 국어는 기본, 수준급의 요리 실력, 격투기, 승마, 악기 연주까지 못하는 게 없습니다. 그녀가 이런 능력을 갖게 된 데에는 어린 시절 재벌가(이나그룹)에 입양되어 정략결혼의 도구로 완벽하게 길러졌기 때문입니다.
- 정지호 역(고경표) : 최상은의 최우수 장기고객입니다. 즉, 최상은과 계약을 체결한 서류상의 남편입니다. 직업은 판사이고, 사회성이 많이 부족합니다.
- 강해진 역(김재영) : 아이돌 출신 톱스타입니다. 재벌가 자제로서, 최상은이 강해진의 첫사랑입니다.
- 정지은 역(이주빈) : 정지호의 전 아내입니다.
- 우광남 역(강형석) : 최상은의 서류상 전 남편입니다. 지금은 누나 동생 사이로 지냅니다.
- 유미호 역(진경) : 오랫동안 이나그룹에서 비서로 근무했습니다. 이나그룹의 정길태 회장과의 사이에서 몰래 아이(최상은)를 낳았고, 친모인 것을 숨기고 이나그룹에 입양시키고 교육시켰습니다.
- 정길태 역(안석환) : 이나그룹 회장입니다.
드라마와 현실
재벌가, 톱스타, 5개 국어 능통한 주인공, 판사 등이 등장하는 드라마입니다. 거기에 현실적으로 나이가 어느 정도 찬 사람이 결혼을 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보는 사회적인 시선들 때문에 본인은 싱글 라이프를 추구하지만 어쩔 수 없이 결혼이라는 것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냥, 드라마니까 저렇게 서류상 결혼하는 특이한 직업을 가진 사람도 다 있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가 문득 우리 현실은 어떤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최상은?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나이에 최상은은 나중에 정략결혼의 도구로 쓰기 위해서, 재벌가 이나그룹에 입양되고 최고의 신붓감으로 길러집니다. 겉으로 보면 재벌가, 최고의 신붓감 그런 게 우리하고 무슨 상관인가 싶습니다. 하지만, 최상은의 모습은 자녀를 잘 키웠다고 자랑하고 싶은 부모의 트로피 같은 아이들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상은이 최고의 신붓감으로 길러졌듯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학원을 가고, 배우는 것이 그렇게 해서 나중에 잘 키웠다며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아이를 만들기 위한 과정 같습니다. 다 너 잘돼라고, 너를 위한 거라고 말하는데, 진짜 그 아이를 위해서 그러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싱글 라이프 헬퍼?
최상은의 직업은 싱글 라이프 헬퍼입니다. 이름대로라면 혼자 사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입니다. 정확히 그녀는 혼자의 삶을 추구하지만, 사회적인 시선들 때문에 혼자 산다고 말하기 불편한 사람들과 서류상으로 결혼을 하고, 아내 연기를 해주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싱글 라이프 헬퍼는 왜 필요할까요? 일차적으로 결혼은 하기 싫지만, 혼자 산다고 말하기 불편한 사람들에게 필요하다고 했지만, 여기에서 드는 의문은 애초에 왜 그들은 싱글 라이프를 추구하는 걸까요?
첫 번째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경제적 이유일 것입니다. 요즘은 아이도 낳지 않고, 결혼도 잘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의식주가 필요한데, 이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서 죽을 때까지 계속적으로 일을 해야 합니다. 나의 존재 의미는 없고, 살기 위해 아등바등 거리는 게 현실입니다.
두 번째는 나에게서 끝나지 않는 트로피 같은 자식들을 또 만들어 내야 한다는 부담입니다. 나의 부모들도 트로피 같은 자식이 필요했고, 나 또한 트로피처럼 돋보이는 자식을 길러 내 자랑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사회적 시선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자체가 끊임없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도 경제적 여유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사회적인 시선만 의식하고, 보여주기식 삶만을 추구하고 트로피가 되지 못한 자식에게 부모로서 나는 할 만큼 했는데, 잘 안된 건 네가 못나서야 하면서 자식을 괴롭히는 부모들도 있을 겁니다. 우리의 인생은 트로피가 아니라,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함에도 트로피적인 인생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세 번째는 끝나지 않은 수행과 찾지 못한 나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부터 우리들에게는 이거 배워야 한다, 이래야 한다는 것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해내야 할 일들을 끝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나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배워야 할 것은 끝도 없고,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하지 않고 태어났으니 무언가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